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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서 권리찾기(1)

한지선 2023. 9. 6. 11:51

생활밀착형 권리 발굴①. 카톡에서 권리찾기 1편

 

지난 4월 17일 창원시 평화인권센터 개소 5주년 기념 워크숍에서 발굴된 '생활밀착형 권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표현의 자유'라든지 '문화향유권' 같은 거창한 말로 설명하지 않고 '걱정 없이 춤추고 시를 쓰며 살 권리'라고 표현한다면 인권이 얼마나 쉽고도 다정하게 들릴까? (책 '어떤 호소의 말들' 중) 이 울림을 쫓아 함께 발굴한 생활밀착형 권리들을 우리 삶 속에 발견하고 진정한 인권향유자로 나아가길 바란다.

 

"카톡", "카톡"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민 앱 '카카오톡', 카톡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만큼 하루에도 수십 번 카톡을 확인합니다. 스마트폰 첫 화면에 읽지 않은 메시지를 표시하는 빨간 숫자가 있으면 마음이 불안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데는 여려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문자메시지보다 백배, 천배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단체 카톡방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톡방이 점점 많아지면서 지금은 단톡방을 '공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단톡방에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갈 수 없다고 해서 '개미지옥', '카톡 감옥'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2023년 4월 <그룹 채팅방(단톡방) 참여 설정> 기능을 우선 추가했습니다. 이 기능은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없는 이용자가 그룹 채팅방에 초대할 경우 수락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친구 목록에 있는 이용자로부터 초대받을 경우 자동으로 단톡방에 들어가게 되어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후 2023년 5월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선택하면 그룹채팅방(단톡방)에서 빠져나갈 때 'OOO님이 나갔습니다' 하는 메시지가 뜨지 않게 나갈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단톡방에 초대받고 과감하게 탈출했다 흔적이 남아 다시 초대되는 불상사를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추가된 카카오톡 단톡방

 

편리한 소통 이면에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지만 연결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어떤 모임에 참가해 줄 것을 청하고 사람을 불러 대접한다는 의미의 '초대'가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보다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해야 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일방적인 초대가 아닌 대화와 관계를 통해 우리의 연결이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