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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과 청소년 인권

한지선 2023. 12. 5. 12:12

 

마약 중독은 최근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 오랜 기간 마약청정국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한국 사회가 마약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사회라고 인식해 왔다. 하지만 한국은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유엔(UN)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일 때 마약 청정국 지위를 부여하지만 한국은 이미 2016년 이 수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마약에 중독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청소년 인권 침해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이다.

대검찰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19세 이하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7119명에서 2021450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4년 사이에 278.2%나 증가했다. 실제 지난 4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불특정 다수 고등학생들에게 정체를 속인 채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게 하고 협박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청소년 마약중독의 위험성이 도처에 있을 수 있음을 여실히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약중독에 대한 위험성은 매우 심각하다. 

 

위 통계자료와 같이 10대 마약사범의 급격한 증가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현시대의 관계망, 인터넷환경 등의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10대는 출생부터가 온라인 세상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인터넷과 SNS의 빠른 보급에 따라 온라인에 밝은 청소년들이 다크웹을 통해 마약과 쉽게 접촉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리고 가격 또한 과거에 비해  저렴해지고 구하도 쉬워짐에 따라 청소년 마약문제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학교 때 처음 마약(필로폰)을 시작했던 한 청소년 래퍼가 있다. 고등래퍼에 출연한 래퍼 불리 다 바스타드다. 래퍼 불리 다 바스타드는 2021년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을 포함하여 10대들의 펜타닐 중독 사례를 언급한 바 있으며,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직격'에 출연해 마약을 끊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마약 중독으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치아가 녹아 발음을 어눌해지는 등의 모습도 공개했다. 그러나 금단현상을 이기지 못하고 재판 중에도 마약에 손을 대어 항소심에서 형량이 더 늘었다.

 

이렇게 심각한 증상과 단약의 어려움이 있는 마약을 청소년에게 보급하려는 행위들은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저해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행위다. 만약 청소년이 어떤 경로로든지 마약사범이 되었을 경우 그 중독성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자금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미성년자가 마약 밀매와 연루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함에 있어 국가와 사회구성원 모두는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마약 중독 예방교육을 실천함과 동시에 마약에 중독된 청소년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임지윤(창원시평화인권센터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