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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인권신문

[인권콘텐츠] 책 '동그라미 인권'

by 한지선 2022. 6. 7.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면 인권의 모든 세계가 보인다.

  지난 3년간 지역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인권교육강사로 활동했다. 교육생들은 인권교육에서 호기심있는 반응보다 불편하지만 들어야하는 의무교육으로 여기며 인권교육에 대해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에게 인권교육이 불편함이 아닌 편안하고 친밀한 교육이 되기 위해 교육 콘텐츠를 찾고 연구했다. 인권감수성 교육에 초점을 둔 나에게 세계인권선언 제1조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것이 <동그라미 인권> 책과 교육이다.  

 창원시 평화인권센터에서 인권강사 심화교육 과정으로 책의 저자가 강의하는  <동그라미 인권> 교육에 참여했다. 교육을 통해서 내 인권강사의 삶을 성찰하게 되고 인권에 대해 새로운 물음표와 느낌표가 생겼다. 내가 경험하고 집중했던 인권의 세상은 협소하고 좁았다. 교육을 통해서 나는 좀 더 큰 인권의 세상을 이해하고 학습하게 되었다.

-인권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존업하고 평등하다’는 것이다. ‘모든사람’은 그야말로 ‘모든(All)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동그라미 밖에도 사람이 있다. 그래서 더할 사람이 필요하다. 때로는 잠시 동그라미 밖으로 빼야 할 사람도 있다. 그런데 뺄 기준과 조건과 범위를 잘못 정하면 인권을 침해하게 된다.
-인권의 개념 중 동그라미 안은 인권의 땅이다. '자유,존엄,평등'으로 이뤄진 땅이다. 이 땅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일상의 언어가 아닌 인권의 언어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권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교과서와 참고서가 필요하다. 헌법, 법률, 세계인권선언, 국제인권조약, 인권조례 등으로 인권의 언어를 배운다. 인권의 언어로 자유,존엄,평등을 이해하면 인권의 목록도 인권의 속성도 깨닫게 된다.
도서 본문 중에서

 책에서 말하는 동그라미에는 안과 밖 경계의 사람들이 있다. 동그라미 경계는 동일한 선이 아니라 울퉁불퉁하다. 왜냐하면 동그라미 안/밖 경계 지점들이 모두에게 다르기 때문이다. 경계선이 굵은 지역과 얇은 지역의 경계는 인권을 지키고 옹호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기도 한다. 동그라미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치열하게 동그라미 안으로 들어가게 하고, 동그라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낼 경우 법률로써 이들을 제한하는 과정은 과열차고 치밀한 세상의 단면의 모습이다.

 

<동그라미 인권>은 공직자, 검사, 공무원, 교사, 군인, 사회복지사를 우선 독자로 삼았다. 이들은 국가의 역할을 이행하는 의무주체이다. 시민들의 인권을 지키고 옹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직장내에서 본인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거나 침해되는 경험들에 놓여있다. 이러한 딜레마 사이에서 그들은 말한다.

"가해자만 인권있고 피해자의 인권은 없나요?”
“학생만 인권이 있고 교사의 인권은 없나요?”
“병사의 인권이 있고 군 지휘권을 제한해요!”
"인권은 불편해요!"
"인권은 딜레마가 많아요!"

 

 인권에는 세가지 얼굴이 있는데 직업인의 얼굴, 직장인의 얼굴, 시민의 얼굴이 있다. 의무주체인 사람들은 시민들에게 직업인의 얼굴로 인권을 지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직장내 노동자로서 을()의 입장이 되어 노동법률과 노동행정기관에 보호를 받는 직장인의 얼굴이기도 하고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면 인권을 보호받는 시민의 얼굴을 한다. 인권의 세가지 얼굴은 처해져 있는 상황에 따라서 다른 얼굴로 존재하게 된다. 얼굴에 따라서 인권의 책무이행자와 옹호자로서의 삶을 살기도 하고 인권향유자로서의 삶을 살기도 한다. 얼굴의 위치와 이동원리를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책에 담겨있다.

 

<동그라미 인권>의 저자 노을이 강사님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서기관으로 20년을 보내면서, 그동안 축적된 인권에 대한 경험과 삶의 경험들을 이 책 한 권에 부담없이 편안하게 녹아내고 있다. 우리사회의 소소한 이야기를 인권의 시각으로 담고 있으며 에세이 방식이라 누구나 접할 수 있고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인권을 배우고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창원시평화인권센터 활동가 이선희